청소년의 마음은 하나의 문제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청소년기의 어려움은 단순히 ‘사춘기라서’, ‘민감한 시기라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이 시기의 혼란은 정체성, 감정, 관계, 학업 등 삶의 여러 영역이 복합적으로 얽혀 작동하면서 나타나는 심리적 반응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다른 사람은 나를 어떻게 볼까,
나는 무엇을 잘하고 앞으로 뭘 해야 할까.
이런 물음들이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시기이지만,
정답을 찾기엔 감정은 흔들리고, 주변의 기준은 지나치게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업은 단순히 공부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역량을 확인받는 도전이자 실패할 수 있다는 두려움의 장이 됩니다.
또래 관계는 사회성과 소속감의 터전이자 소외에 대한 불안이 끊임없이 작동하는 공간이 됩니다.
부모와의 관계는 감정적으로는 여전히 기대고 싶지만, 자율성을 주장하고 싶은 욕구와 충돌하면서 거리감과 분노, 오해가 반복되는 고리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여러 영역에서 동시에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내면은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그 감정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표현하게 됩니다.
무기력, 짜증, 감정기복, 침묵, 방어적인 태도 등은
이 시기의 청소년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 방식일 수 있습니다.
청소년 상담은 이 복잡하게 얽힌 심리 구조를 한 가지 문제로 단정하지 않고,
정서적 흐름과 관계적 맥락 속에서 이해해가는 작업입니다.
청소년이 자기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상황을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자기 기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심리적 공간을 만들어줍니다.